::: 다이어트리스 :::

[STRADA no.85 2007 .08]

랜드로버 코리아에서 오프로드 주행 십계명을 발표했다. 무분별한 오프로딩은 환경과 자연 파괴 우려를 낳는다. 랜드로버의 가르침은 단순하지만 최소한의 매너와 에티켓을 담고 있다. 반드시 지켜야할 예의부터 환경보호, 안전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SUV를 타고 있다면 그리고 오프로드 드라이빙을 계획하고 있다면 반드시 지켜야 할 사항들이다.

랜드로버에서 발표한 오프로드 십계명

첫째, 어떠한 경우에도 앞차를 추월하지 않는다. 둘째, 그룹 주행 때 차선을 고정하고 운전한다. 셋째, 주야에 관계없이 전조등을 켠 상태에서 달린다. 넷째, 안전속도와 여타의 규정을 철저히 준수한다.

여기까지는 대열을 이뤄 움직일 때 해당한다. 오프로드는 가능한 한 다른 차와 함께 진입하는 것이 좋다. 만일의 상황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오프로드 직전까지는 분명 온로드를 이용하게 된다. 위 사항을 지키면 여럿이 빠르고 원활하게 이동할 수 있다.

다섯째, 산길 주행 때는 기존의 산림도로를 벗어난 무리한 주행을 피한다. 오프로드에 앞차가 지나간 길을 따르는 것이 최선이다. 앞서 이 길을 지난 차의 바퀴 자국은 우리에게 고마운 선구자(?)다. 험로에서는 이 궤적을 벗어남과 동시에 위험에 맞닥뜨리게 된다.

여섯째, 전동윈치 등의 도구를 이용해 차를 구난할 경우 반드시 지지대를 보호해야 한다. 예를 들어 나무에 윈치 와이어를 그냥 감고서 견인할 경우, 두꺼운 쇠줄 와이어가 나무에 깊은 상처를 낸다. 이를 막기 위해 반드시 나무에 두터운 견인 스트랩을 먼저 덧대는 배려를 보여야 한다. 물론 전동윈치를 사용해야 할 만큼의 험로라면 일단 들어가지 않는 것이 상책이다.

일곱째, 무리한 과속이나 고속 주행으로 주위 운전자나 생태계에 피해를 주는 일이 없도록 한다. 여덟째, 갖가지 오일이나 부품 등 불가피하게 발생한 차 관련 오물은 원래 상태로 복구하거나 되가져와야 한다. 아홉째, 계곡이나 강가에서 절대 세차를 해서는 안 된다. 열째, 자연은 보호해야 할 대상이며 그렇게 보호한 자연 속에서만 안전한 오프로드 주행을 즐길 수 있다는 사실을 항상 유념한다. 이상이 랜드로버 코리아에서 발표한 오프로드 주행 십계명이다.

출고부터 폐차까지 단 한 번도 흙길을 밟아보지 못한 SUV가 넘쳐난다. 이런 시대 속에서 SUV는 본연의 매력을 점차 잃어가고 있다. 그러나 크로스오버가 넘쳐나는 세상에서 한 가지 목적에 충실한 차는 멋스러워 보이기 마련이다. SUV는 차 능력에 걸맞은 험로에서 가진 성능을 모두 내뿜어낼 때 가장 멋지다. 이런 십계명은 평범한 SUV 운전자를 오프로드에 내몬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랜드로버도 가르쳐주지 않는 실전 오프로드에서 지켜야할 사항을 체험해보자. 여기서부터는 <스트라다>가 제안하는 오프로드 십계명이다.

01 랜드로버 오프로드 드라이빙 십계명 가운데 셋째, 주야에 관계없이 전조등을 켠다. 이는 앞 차에게 나의 존재를 알리는 무언의 상징이다 02 오프로드는 반드시 두 대 이상 진입한다. 만일의 상황에 서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03 온로드 그룹 주행 때는 차선을 고정하고 선두 차를 추월하지 않는다. 십계명 가운데 첫 번째다 04 별 무리 없는 평탄한 오프로드에서도 앞차와 일정 거리를 두고 이동하는 것이 기본이다 05 본격적인 코스 진입 전, 차의 안전규정 등을 미리 확인한다

연료 채우고, 가족을 위해 화장실 먼저

오프로드에 들어서기 전 반드시 연료량을 점검한다. 부족하다면 적어도 70% 이상을 채운다. 네바퀴굴림은 많은 연료를 소모한다. 극단적인 험로 30여 km를 통과하는데 연료의 절반을 쓸 때도 있다. 이렇게 기름이 줄어들수록 드라이버가 느끼는 짜릿함은 배가되어 돌아온다.

연료를 채워야하는 이유는 또 있다. 경사가 심한 곳에서는 자칫 시동이 꺼졌을 때 앞 또는 뒤쪽으로 쏠려 있는 연료를 제대로 뽑아 올리지 못할 수 있다. 오토매틱이라고 자만하지 말 것. 오프로드에선 타이어 또는 엔진에 극단적인 과부하가 걸리면 오토매틱도 시동이 꺼질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앞서 언급한대로 단독 출정은 가능한 피하고 다른 차와 함께 진행하도록 한다. 만일 혼자라면 험로에 들어서기 전, 주변에 자신의 위치와 진입 시간을 알린다. 만일의 경우 구세주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평소에 펑펑 잘 터지는 휴대전화도 산골짜기에 들어서면 먹통으로 변할 때가 많다. 물도 준비한다. 험로에서 차에 몇 번 오르내리고, 돌을 이리저리 옮기다보면 물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된다. 간단한 먹을거리 역시 필수. 작은 것이지만 경우에 따라 천군만마가 되기도 한다.

타이어 공기압과 오일류, 배터리는 물론 가장 중요한 스페어타이어도 점검한다. 차 안에 여분의 옷이 있다면 천만다행이다. 한 밤중에 오프로드에서 조난이라도 당한다면 급격히 떨어진 기온 탓에 몸에 무리가 올 수 있다. 무더운 여름이라 할지언정 산속은 밤이 되면 춥기 마련이다.

무엇보다 가족과 함께라면 오프로드에 진입 전 화장실에 미리 들르는 것이 필수다. 당신 눈에는 주변에 널려있는 게 화장실이겠으나, 당신의 소중한 가족에게는 눈 씻고 찾아봐도 그 화장실이 안 보인다. 가족을 위해 또는 연인을 위해 최소한의 배려가 필요할 때다. ‘오프로드 진입 전, 반드시 화장실 들리기’…. 랜드로버도 가르쳐주지 않은, <스트라다>가 제안하는 오프로드 팁(Tip)이다.

01 안전벨트에 대한 논란이 많았다. 차에서 내릴 일이 많고 바깥의 상황을 파악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귀찮더라도 반드시 메야한다는 지론이 팽배하다 02 상황에 따라 적절히 기어를 사용할 줄 알아야 한다. 저속기어가 무조건 유리한 것은 아니다 03 앞차를 쫓아가기보다 뒤차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04 랜드로버 십계명 가운데 여덟, 오일이나 부품 등 불가피하게 발생한 오물은 원래의 모습대로 돌려놓거나 되가져와야 한다 05 오프로드 주행이 끝나면 반드시 세차를 한다. 휠 안쪽에 묻은 진흙이 굳어버리면 자칫 휠 밸런스까지 틀어진다 06 조금이라도 의심이 생기면 반드시 내려서 노면과 차의 상황을 살핀다

온로드와 핸들 쥐는 법, 운전자세 등 달라

준비를 마쳤으면 당당하게 오프로드에 들어선다. 여기서 승용차도 거뜬하게 지나다니는 비포장도로는 예외로 치자. 앞뒤는 물론 좌우 경사까지 눈앞에 펼쳐진, 네바퀴굴림 SUV만 지날 수 있는 곳만 이야기하자. 오프로드에 들어서면 갖가지 장애물이 넘쳐난다. 이 가운데 차와 나의 테크닉으로 돌파할 수 있는 곳을 찾는 것이 능력이다.

험로에 앞서 당당하되 결코 자만해서는 안된다. 수없이 산행을 반복하는 등반가들로부터 이어져온 ‘산은 오만한 자를 용서치 않는다’는 일침을 되새기자. 이는 똑같이 산을 오르는 오프로더라고 다를 게 없다.

굴곡이 심한 길에서 팔을 바깥으로 뻗어가며 바닥을 살피는 행동은 신중해야 한다. 바닥을 살피며 진행하는 것이 도움 될 수 있으나 한 손으로 스티어링 휠을 쥐는 것은 권장할 게 못 된다. 또 주변 장애물에 팔을 다칠 수도 있다. 밖을 또는 바닥을 살피려면 거침없이 차에서 내릴 줄도 알아야 한다. 그래야 멋진 오프로더다.

굴곡이 심해 한쪽 바퀴가 뜨면 드라이버는 본능적으로 이를 감지한다. 코스를 다시 잡거나 공중에 뜬 바퀴의 반대편, 바로 그 곳에 돌을 쌓는다.

온로드와 마찬가지로 풋 레스트는 언제나 강하게 밟는다. 등받이는 조금 세우고 여기에 등을 밀착시킨다. 이래야 두 손이 자유롭고 섬세하게 스티어링 휠을 감을 수 있다. 손바닥을 펴 가볍게 스티어링 휠을 쥔다. 타이어부터 타고 올라오는 노면의 상황을 감지하기 위해서다. 위치는 10시와 2시 방향. 이때 엄지손가락은 림 위로 살짝 올린다. 타이어가 장애물에 걸려 순간적으로 틀어지면 스티어링 휠은 1~2바퀴 쯤 거뜬하게 휘감겨 버린다. 이때 엄지가 스포크에 걸리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랜드로버의 스티어링 휠 림이 달걀 모양의 타원형인 것도 다 엄지를 자연스레 올려놓기 위함이다.

시야는 나아갈 방향을 계속해서 머릿속에 그려 넣어야 한다. 조금씩 장애물을 넘다보면 자신감이 생기고 차의 능력, 나의 의지는 점점 커진다. 장애물은 피하거나 타이어로 타고 넘는다. 이럴수록 이제껏 몰랐던 네바퀴굴림의 놀라운 능력을 경험하게 되고, 자신감은 용기백배한다. 그만큼 차와 드라이버의 능력을 파악할 수 있는 눈도 조금씩 생긴다. 앞으로 어떤 오프로드에 들어서더라도 지금의 경험은 당신의 막강한 무기가 될 것이다.

07 먼저 험한 코스를 통과한 차는 뒤차가 통과할 때 도움을 주어야 한다. 이때 수신호는 유용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다 08 타이어 트레드에 진흙이 쌓일 수록 접지력은 떨어져 간다는 사실도 염두에 두자 09 빠진 차를 꺼내는 견인 작업에는 주의해야할 게 많다. 꺼내는 차는 접지상태가 좋은 위치에서 견인을 시작한다. 과격한 움직임은 자칫 위험을 부를 수 있다. 견인고리가 부러지기라도 하면 순간적으로 흉기가 될 수 있다

때로는 ESP가 길을 가로 막을 수 있다

오프로드 코스는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이동하느냐, 들어갔다 다시 되돌아 나오느냐에 따라 차의 망가짐(?)이 달라진다. 경험상 같은 코스를 되돌아 나올 때 차가 많이 망가진다. 왜? 이미 한 번 통과했다는 자만심 탓에 조심하지 않고 무작정 차를 들이미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아까는 멀쩡하게 지나온 코스에서 빠지거나, 조금 전 멋지게 통과한 바윗돌에 범퍼를 찍을 경우가 많다. 나태와 자만심은 오프로드에선 금물이다.

주행안정장치 ESP는 바퀴의 슬립을 잡아주지만 오프로드에서 불리할 때가 많다. 스티어링 휠을 감은 상태에서 타이어가 슬립하면 곧바로 엔진 출력을 줄여버린다. 이러면 탈출이 불가능하다. ESP가 때때로 불리할 수 있는 셈. 주행안정장치는 기본적으로 꺼두되 슬립을 막아야할 곳에선 유용한다.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브레이크를 밟아야 할 경우도 있다. 차동제한장치나 TCS가 없다면 브레이크를 충분히 활용한다. 한쪽 바퀴가 공중에 떠 있다면, 이 바퀴만 헛돌고 반대편 바퀴는 멈춰있다. 차축 가운데 달린 차동장치인 디퍼렌셜 때문이다. 이때는 브레이크를 강하게 밟고 가속 페달을 슬며시 눌러 회전수를 높인다. 차가 움찔거리며 나아가려는 상태를 브레이크로 붙잡는다. 이때 브레이크에서 조금씩, 아주 조금씩 발을 뗀다. ‘끄그그긍’하는 디스크 마찰음이 가슴 아프지만 집에 가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

이렇게 되면 스핀 하는 바퀴에 제동력이 걸린다. 동시에 멈춰있던 반대편 타이어에 단속적으로 동력이 전달된다. 그러면 탈출할 수 있다.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브레이크를 밟는 셈이다.

많은 오프로드 교본에서 물길 통과 방법을 이야기 한다. 그러나 물길은 최대한 피하는 게 좋다. 반드시 물길을 건너야 한다면 흐르는 방향을 거슬러 올라간다. 직진보다는 사선이 유리한 것. 물결의 저항을 이겨내며 힘겹게 건너는 것이 물결에 휩쓸려 내려가는 것보다 한결 낫다.

오프로드에서 안전벨트에 대한 논란은 여전하다. 수시로 내려서 바닥을 살펴야하기 거추장스럽기 때문이다. 그러나 거추장스럽더라도 안전을 위해 반드시 매야 한다.

타이어 공기압은 빼는 게 능사다. 웬만큼 빼서는 큰 효과를 누리기 어렵지만 빵빵한 공기압보다는 한결 낫다.

01~04 굴곡이 심한 곳에선 종종 바퀴가 허공에 뜬다. 이때는 대각선 반대편 바퀴에 고임목이나 돌을 받치고 진행한다 05 급경사에서 시동이 꺼지면 자칫 낭패를 볼 수 있다 06 이를 대비해 미리 연료를 채워놓는 것도 필수다 07~10 오르막 장애물을 타고 넘는 프리랜더. 올라온 코스를 다시 내려갈 때는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무거운 엔진이 앞쪽에 쏠려 있고, 이미 한 번 통과했다는 자만심이 자칫 차를 망가트릴 수 있다

험로에선 무조건 저속기어가 유리하다?

이론적으론 맞지만 실제 오프로드에선 이 이론이 안 먹힐 때가 많다. 특히 험로에선 무조건 저속기어를 이용해야한다는 것이 대표적이다. 구덩이에 빠졌다면 높은 기어를 써 앞뒤로 그네를 타듯 차를 움직인다. 이런 앞뒤 반동을 이용하다 순간적으로 빠져나오는 게 방법이다. 눈길 출발 때 ‘홀드’모드로 2단에 고정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때 로 기어를 고집하면 차는 그 자리에서 스핀만 한다.

오르막에서 무조건 로 기어가 유리한 것도 아니다. 저속기어로 힘차게 차고 오르면 어느 정도 오르다 타이어 역시 힘차게 스핀만 한다. 오히려 1단보다 2, 3단이 유리할 때가 있다. 슬그머니 힘겹게 오르지만 끝내 정상에 오를 때가 많다.

경사가 심해 앞으로 못 올라간다면 후진으로 올라가는 것도 방법이다. 상대적으로 오르는 방향의 뒤쪽을 무거운 엔진이 눌러주기 때문에 접지력이 커진다. 앞으로 못 올라가는 길, 후진으로 오르면 성큼성큼 기어오를 수 있다.

작은 구덩이에 빠져 타이어가 접지력을 잃고 스핀하기 시작하면 무조건 멈춰야한다. 타이어를 계속 돌리면 땅만 팔 뿐이다. 이 때는 타이어로 슬글슬금 바닥을 긁어대면서 스티어링 휠을 좌우로 돌린다. 분명 접지력이 살아나는 포인트가 있을 것이다. 그것을 찾아내는 것이 당신의 능력이다.

수평장애물, 즉 차가 넘어설 수 있는 통나무 등은 똑바로 넘지 말고 비스듬히 대각선으로 넘는다. 이래야 하체가 걸렸을 때 빠져나오기 쉽고, 차에 무리가 덜 생긴다.

장애물에서 타이어가 내려올 때 하체와 타이어가 서로 충돌할 염려도 줄어든다.

급경사 내리막길은 무조건 로 기어 1단이다. 단, 브레이크를 쓰지 말고 내려와야 한다는 교본이 많지만 때에 따라 브레이크를 슬쩍슬쩍 밟아야할 때도 있다. 원칙이 없는 셈이다. 타이어 접지력 보다 차가 굴러내려 가려는 힘이 더 크면, 그 정도로 경사가 심하면 로 기어 1단도 소용없기 때문이다.

이때는 간헐적으로 브레이크를 슬쩍슬쩍 밟아가며 내려간다. 미끄러져 내려가는 타이어보다 멈춰있는 타이어의 접지한계가 더 크기 때문이다. 물론 이 정도로 경사가 심한 길은 다시 되돌아 올라오기 불가능하다. 끝까지 넘어가던가 아니면 차를 버리는 수밖에…

11 랜드로버 십계명 다섯, 기존 산림도로를 벗어난 무리한 주행을 하지 말아야 한다 12 숲이 우거진 곳을 지날 때는 반드시 창문을 눈높이 이상으로 올린다. 그래야 주변 나뭇가지 등에 눈을 다치지 않는다 13 뒤차는 앞차가 장애물을 통과할 때까지 멀찌감치에서 대기한다

다양한 원리를 사용하되 원칙은 없다

두 대가 진입한다면 다른 차와 일정한 간격을 유지한다. 미국에서 치러지는 짚 잼보리에선 ‘오프로드에서 앞차를 절대 놓치지 말고 집중하라’라고 가르친다. 반면 랜드로버 익스피리언스에선 ‘언제나 뒷차를 놓치지 말라’고 가르친다. 어떤 게 맞을까? 정답은 없다. 때와 장소, 상황에 따라 짚이 맞을 수도 랜드로버가 맞을 수도 있다. 기자의 경험상 랜드로버의 가르침이 더 현실적이고 안전할 때가 많았다.

앞서가는 차는 험로를 빠져나온 뒤, 반드시 뒤차가 장애물을 통과하는 모습을 확인하고 출발한다. 뒤따르는 차는 앞차가 장애물을 무사히 통과할 수 있도록 거리를 두고 기다리도록 한다. 만일을 위해 견인 고리도 미리 개방해두는 것이 좋다.

견인이 필요하다면 전진보다는 후진으로 당겨준다. 견인은 부드럽게, 순간적으로 큰 힘이 필요하다면 강하고 빠르게 끌어당긴다. 자칫 견인 고리가 풀리거나 끊어지면 이때부터 쇳덩어리 견인 고리는 흉기로 돌변한다. 구덩이에 빠진 차를 힘차게 끌어당겼으나 견인 고리가 부러져 내 차까지 순식간에 날아오는 경우도 있다. 이럴 때면 견인 고리 탓에 앞 유리가 박살나기도 한다. 물론 주변에서 견인 상황을 지켜보는 것도 주의할게 많다.

오프로드에선 다양한 원리를 십분 활용해야 한다. 접지력을 염두에 두고, 차의 무게 중심도 이동할 줄 알아야 한다. 그래야 무사히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 이렇듯 많은 원리가 있지만 원칙은 없다. 험로에선 무조건 로 기어가 유리하다는 것도 사실과 다르다. 때때로 하이 기어가 탈출에 유리하다. 내리막길에서 브레이크는 무조건 금물이란 것도 있을 수 없다. 경사가 심하면 로 기어가 맞물린 상황에서 그대로 내리막의 끝에 처박혀 버릴 수도 있다.

오프로드를 통과했다면 가능한 한 빨리 세차를 해야 한다. 차체 부식이 염려되는 소금물이라면 더욱 그렇다. 일반 진흙이 묻었더라도 휠 하우스와 하체, 드라이브 트레인을 세차한다. 휠 안쪽에 묻은 진흙이 딱딱하게 굳어버리면 휠 밸런스가 틀어지게 된다. 온로드로 돌아섰어도 스티어링 휠이 속도에 따라 요동칠 수도 있다.

이렇듯 오프로드르 통과하고 나면 차에 나뭇가지에 긁힌 생채기가 날 수도 있고, 휠에 작은 긁힘도 생긴다. 차에 난 상처를 간과해서도 안 되지만 험로에서 생길 수 있는 작은 상처는 감수할 줄 알아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오프로더다. 이를 감수할 줄 알아야 진정한 오프로더다. 오프로드 드라이빙은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통과했다는 쾌감과 스릴을 안겨준다. 이는 4WD를 타는 우리들만의 특권이다. 그 특권을 누리기 위해서는 반드시 내가 지나온 길을 원래 상태 그대로 두어야 한다는 의무가 뒤따른다는 사실도 명심하자. 이 길을 통과한 우리는 이미 멋지고 훌륭한 오프로더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