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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를 좋아하는 이는 레이싱에 열광하기 마련이고, 레이싱을 좋아하는 이에게 F1은 신앙과 같은 존재다. 1950년 시작되어 어느덧 57년의 역사를 헤아리는 F1은 3월 중순 시작된다. 이미 올해 스케줄의 절반을 마쳤다. 올해 레이스는 그 어느 때보다 기술 및 경쟁 구도가 흥미진진하다. 올 시즌 F1 레이스에서 눈여겨 볼 포인트를 살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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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 주관단체인 FIA(국제자동차연맹)는 지난해 시즌 마지막 두 경기에서 사용된 엔진의 스펙을 2010년까지 변함없이 쓸 것을 못 박았다. 현재의 엔진 규정이 2010년 우리나라 전남에서 열릴 코리아 그랑프리 때까지 유지되는 셈이다. 각 팀이 엔진 개발에 천문학적인 비용을 쏟아 붓는 것을 제한하기 위한 고육책이다.
이 규정이 발표되면서 해마다 새 엔진을 개발하느라 진땀을 빼던 소규모 팀은 안도의 한 숨을 내쉬었다. 현재 F1 경주차의 엔진은 V8 2.4ℓ로 회전수는 1만9천rpm까지 허용된다. 일반 승용차의 엔진회전수의 레드존이 7천500~8천rpm부터인 점을 감안하면 얼마나 고회전형인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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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차에 GPS 안전 모니터를 달아 충돌이 일어났을 때 곧바로 컴퓨터 네트워크를 통해 팀 본부와 주최 측에 통보되도록 했다. 드라이버의 안전을 보강하고, 발 빠른 대응을 이끌기 위해서다. 아울러 콕핏(cockpit) 주위엔 ‘자이론’(Zylon)이라는 특수재질을 사용해 드라이버의 몸과 다리를 보호하도록 했다. ‘자이론’은 올해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F1 레이스에서 그 효과를 널리 알렸다.
BMW 자우버 팀의 세컨드 드라이버, 쿠비카가 시속 230km로 마지막 코너를 빠져나오다 벽에 충돌했다. 사실 이 코너는 사고가 잦은 지점으로 악명 높은 곳이다. 사고 장면은 충격적이었다. 콧핏 앞쪽이 산산조각 났다. 하지만 쿠비카는 약간의 발목 타박상을 입었을 뿐이었다. 첨단 기술이 소중한 인명을 구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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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 경주차의 디자인은 언제나 ‘아름다움’(beauty)과 ‘기술’(technology) 의 완벽한 조화로 일컬어진다. 하지만 올해의 경주차는 다소 예외였다. ‘아름다움’보다는 ‘기술’ 쪽에 힘을 실은 까닭이다. 모양보단 ‘에어로 다이내믹’(aerodynamics)에 치중했다는 얘기다. 뛰어난 에어로 다이내믹을 달성하기 위해선 3가지 기본적 요소가 필요하다.
우선 ‘정면 면적’(frontal area)을 최소화해야 한다. 차체 바닥은 납작한 탄소섬유 패널로 감싸 공기 마찰을 줄이고, 프런트 노즈 부분은 살짝 들어올린다. 모두 차체의 공기저항을 줄이는 동시에 다운포스(고속에서 공기의 흐름이 차체를 누르는 힘)를 높이기 위한 방법이다. 동시에 엔진과 브레이크를 효율적으로 식힐 수 있어야 한다.
대부분의 승용차의 엔진이 냉각수로 열을 식히는 수랭식인 반면, F1 경주차의 엔진은 공기로 식히는 공랭식이다. 따라서 1만rpm 이상 회전하며 달궈진 엔진을 식힐 수 있는 공기의 흐름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시속 300km에서 시속 30km로 차를 잡아 세울 브레이크의 열도 다독여야한다.
두 번째로 F1 경주차가 고속으로 직선이나 코너를 달릴 때 균형을 잃지 않게 하려면 앞날개와 뒷날개의 각도를 조절해 적절한 다운포스를 일으켜야 한다. 올 시즌엔 프런트 윙이 많이 바뀌었다. 그동안 널리 쓰던 두 겹의 메인 윙 이외에 노즈 높이에 맞춰 윙을 하나 더한 세 겹의 윙이 선보였다.
이른바 ‘삼겹윙’을 모든 레이스에서 쓰는 건 아니다. 몬테카를로, 스페인 등 코너가 많은 트랙에서 주로 쓴다. 같은 ‘삼겹윙’이라도 각 팀마다 디자인엔 차이가 난다. 맥라렌의 경우 윙이 노즈 위로 지나가는 디자인을 택했다. 기능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미관상 이전만 못하다는 생각이다.
마지막으로 작은 날개, ‘윙렛’(winglet)이 필요하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흡기구와 콕핏, 서스펜션 뒤쪽에 몰려 있었는데, 올해엔 차체의 빈 곳에 빠짐없이 붙었다고 해도 좋을 만큼 개수가 늘었다. 너무 많아 조잡해 보일 정도다. ‘윙렛’이 대거 늘어난 이유야 간단하다. 공기의 흐름을 원하는 쪽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윙렛’의 개발엔 1년 이상이 소요된다. ‘윈드 터널’(wind tunnel)에서 수없이 테스트를 반복해 사이즈와 디자인, 위치를 정하는 까닭이다. 따라서 현재 경주차의 ‘윙렛’은 이미 지난해에 개발을 마친 제품인 셈이다. 부디 내년엔 효율뿐 아니라 보기에도 좋은 ‘윙렛’이 나오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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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차의 표면에 칠한 컬러나 그래픽은 팀의 이미지에 굉장히 큰 영향을 끼친다. 만만한 작업은 아니다. 막대한 비용을 쾌척한 스폰서의 로고를 도드라지게 하는 동시에 팀의 고유한 색깔도 잘 드러내야하기 때문이다. 올해 등장한 수많은 경주차 가운데 겉모습으로 필자의 관심을 모은 팀은 맥라렌과 혼다다.
맥라렌은 몇 년째 써오던 실버와 블랙의 전통적 테마를 고수했다. 하지만 올해는 금속이 녹아서 흐르는 듯한 느낌의 ‘건메탈’(gun metal) 실버 페인트를 써서 하이테크 이미지를 한껏 강조했다. 또한 형광 오렌지 컬러의 스트라이프를 실버와 블랙 사이에 넣어 스폰서, 보다폰의 로고를 보존하되 한층 섹시한 느낌을 풍기는 데 성공했다.
혼다는 환경친화적인 이미지를 강조하고 나섰다. 차체 전체를 푸른 별, 지구의 이미지로 단장한 것. 경주차 데뷔식도 서킷이나 팀 개발센터에서 하던 것과 달리 올해에는 런던의 자연사 박물관에서 어린이에게 둘러싸인 채 치렀다. 친환경 자동차 이미지를 드높이기 위한 혼다의 치밀한 연출이 돋보였다. 그러나 미적인 면에선 후한 점수를 주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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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ints: driver & constructor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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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F1 관전의 최대 관심사는 챔피언십이다. 우선 컨스트럭터 경쟁에선 맥라렌이 막강한 내구성과 팀웍, 뛰어난 기량의 드라이버 덕택에 선두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의 우승 팀, 르노는 선두에서 멀찍이 떨어진 4위에 머물고 있는 형편이다. 맥라렌에 이어 페라리가 2위, BMW가 3위로 뒤쫓고 있다.
나아가 선두 팀 안에서 드라이버 사이의 경쟁도 비상한 관심을 모은다. 지난해 챔피언 알론소는 르노에서 맥라렌의 에이스로 거듭났다. 올 시즌 시작 전까지만 해도 알론소에게 쏟아지는 언론의 관심은 대단했다. 그런데 같은 팀의 신인 드라이버, 루이스 해밀턴이 기대 이상의 성적으로 주목을 받으면서 알론소가 다소 머쓱해진 상황이다.
‘F1의 타이거 우즈’라고 불리는 해밀턴은 올해 치러진 모든 레이스에서 매번 포디엄(1~3위가 서는 시상대)에 섰다. 드라이버 점수로도 현재 1위다. 올해 챔피언십의 주인공으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알론소의 저력이 만만치 않고, 페라리의 마사와 라이코넨 역시 3, 4위로 맹추격 중이어서 섣부른 예측이 어렵다. 그래서 더욱 흥미롭다.
아직 헤쳐야할 난관이 많지만, 3년 후에 우리나라에서 F1을 관전할 기대에 부푼 건 필자 뿐이 아니리라 믿는다. F1은 아는 만큼 보이는 레이스다. 팀과 드라이버 간의 경쟁, 경주차의 세팅 등 공부해야할 것이 산더미다. 그래서 알면 알수록 깊이 빠져드는 매력이 있다. 물론 고막을 찢는 듯한 굉음을 단 한 번만 들어도 팬이 되고 마는 스포츠이기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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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만큼 보인다! 'Formula 1 2007 Season' 
